여권 「몸던져 일하는사람」이 없다…보신주의-업무 소극적

  • 입력 1998년 10월 22일 19시 25분


현정부를 이끄는 3두마차인 청와대 여당 내각에서 몸을 던져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이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국정전반을 직접 챙기는데서 비롯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현정부 고위인사들의 보신주의(保身主義) 때문이라는 것.

이에 따라 김영삼(金泳三)정권 당시 이원종(李源宗)청와대정무수석이나 강삼재(姜三載)신한국당사무총장과 같은 적극적이고 저돌적인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비판론자들은 현재 청와대 수석비서관들 대부분이 ‘기능적 보조역할’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중간간부도 “수석비서관은 대통령보다 한발 앞서서 정국현안을 챙겨 조언하는 등 능동적 대처가 필요한데도 보고서 작성과 지시이행 등 단순한 기능적 보조역할에 머무르는 수석비서관이 꽤 있다”고 내부를 비판했다.

집권여당인 국민회의의 분위기도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 정국운영이나 정책개발 등에 있어 능동적인 대처보다는 김대통령의 의중을 살피는데 더욱 급급하다. 김대통령이 20일 중소기업지원과 실업대책이 헛도는데 대해 내각을 질책하자 당이 다음날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설 정도다.

한 중진의원은 “당도 자성해야 하지만 당이 능동적으로 대야공세를 취하거나 정책을 건의해도 김대통령이 이를 적극 수용하지 않은데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다보니 국정홍보기능도 취약하기 짝이 없다. 국정 현안이 생겨도 언론이나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면 그때서야 해명하거나 방어하는 등 뒷북치기가 많다는 것.

내각도 문제투성이다. 경제팀이 팀워크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며 일부 정치인출신 장관들은 이미지 훼손을 피하기 위해 부처 현안은 물론 관료조직의 반발에 소신있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더구나 공동정권이라는 한계 때문에 장관들이 자신을 낙점한 정당에 신경을 쓰는데다 정당출신이 다른 각료간에 동질성이 부족, 일관되고 효율적인 정책수행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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