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총격요청」 작년12월 알았다…北요원통해 들어

  • 입력 1998년 10월 9일 19시 35분


안기부는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을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직전 북한측 인사의 제보를 통해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여권과 공안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경 중국 베이징에 나와 있던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의 한 요원이 자신의 안기부 파트너에게 ‘장석중(張錫重·구속중)씨 등이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에 전시상황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귀띔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안기부는 대선결과를 ‘저울질’한듯 방관적인 태도를 보였고 새정부가 들어선뒤 이 사건에 대한 정황증거 수집과 장씨 등의 동향파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북한 요원이 자신의 파트너에게 이를 알려준 것은 평소의 신뢰감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방북을 원하는 남측 인사들의 신원을 조사해 최종적으로 가부 판정을 내리는 역할을 했던 이 요원은 남측 인사들의 비자 발급에 필요한 인적사항 등을 알기 위해 안기부 파트너와 깊은 신뢰관계를 유지해왔다는 것.

한 관계자는 “실제로 이 요원은 지난해 12월 중순 ‘판문점 총격요청사건’관련자인 한성기(韓成基)씨가 이회창 후보의 특보가 맞느냐는 신원확인을 해 왔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실력자의 라인으로 알려진 이 요원에게 선을 대려는 남측 기업인들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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