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8월∼97년 6월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던 오씨는 당시 대북교역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던 ‘옥수수 박사’ 김순권(金順權)씨의 북한방문 협의 과정에서 북한 공작원과 내통하고 김박사 방북을 대가로 사적 이익을 도모한 혐의.
오씨는 97년 12월 10∼12일 장석중(張錫重·48)씨와 한성기(韓成基·39)씨를 통일원 승인없이 베이징(北京)으로 보내 시내 캠핀스키 호텔에서 북한대외경제위원회 소속 이철운(44) 김영수(64) 및 북한 대남공작기관인 ‘통일전선부’산하 아태위소속 박충(50)을 만나게 하면서 “김박사의 방북을 허가해 줄 테니 농산물 독점계약 재배권과 정치적 이권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중국을 통한 대북교역사업을 해오던 장씨는 97년11월 중순 오씨를 만나 “북한이 원하는 김박사의 옥수수 사업을 현대측과 접목시켜 주면 대북 무역 과정에서 현대측에 진 빚의 상환을 유예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업을 총괄할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해 한씨를 소개받았다. 한씨는 95년 당시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의 주치의로 활동했던 서울대 의대 고창순(高昌舜)교수와 친분관계가 있는 것처럼 속이고 자신의 학력과 경력을 위조해 사기혐의로 구속됐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