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風 몸통론」 공방…『李총재 조심해』『與 깨끗한가?』

입력 1998-09-25 19:38수정 2009-09-25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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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국세청을 동원한 불법대선자금 모금사건과 관련, 여권 내에서 ‘몸통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겨냥한 몸통론이 어느 정도 근거를 가진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여권 핵심관계자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한나라당이 국세청 사건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몸통이 다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정도가 몸통론의 현 단계다.

이들의 발언강도를 볼 때 검찰수사과정에서 국세청 사건에 이총재가 관련됐다는 어떤 고리를 찾아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과 사정당국이 국세청 사건의 핵심인물로 미국에 도피중인 이석희(李碩熙)전국세청차장의 귀국을 여러 경로를 통해 설득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한 핵심관계자는 “현재까지 드러난 국세청을 통한 불법대선자금 모금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한나라당이 국민회의에도 국세청 자금이 들어갔다는 식으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의 태도를 보일 경우 몸통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상목(徐相穆)의원과 별도로 대선자금모금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총재의 측근인사를 주의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총재도 적당한 상황을 봐서 퇴로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사정당국의 고위 관계자도 “이총재의 한 측근이 이달 중순 미국으로 출국한 것도 국세청 사건의 몸통론과 모종의 함수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권은 설사 이총재가 국세청 사건의 몸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정국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 가급적 공개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대신 이를 한나라당의 기세를 꺾고 국회로 들어오게 하려는 압력용으로 이용하겠다는 생각이다.

한나라당은 이총재가 국세청 사건의 몸통이라는 여권의 공격에 대해 ‘이총재 죽이기’음모라며 펄쩍 뛰고 있다.

여권이 이전차장과의 ‘흥정’을 통해 이전차장의 사법처리를 가볍게 해주는 대가로 이총재를 몸통으로 몰아가려 한다는 지적이다.

이총재는 “지난해 11월 총재였던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탈당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국세청을 동원해 대선자금을 모을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며 국세청 동원설을 강력 부인했다.

한 측근인사도 “이총재는 대선때 돈문제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도 이총재를 대선자금과 연결시켜 공격하는 것은 이회창죽이기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국세청을 통해 대선자금이 유입됐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수사결과 한나라당이 국세청 관계자들에게 압력을 넣지 않았다는 것이 인정되면 국세청을 통한 대선자금 유입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할 수도 있다는게 한나라당의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또 대선자금을 문제삼으려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92년과 97년 대선자금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반격하고 있다.

〈김차수·양기대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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