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서상목의원 불법모금 알았나? 몰랐나?

  • 입력 1998년 9월 15일 20시 01분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이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대선때 국세청 임채주(林采柱)전청장과 이석희(李碩熙)전차장을 통해 기업들로부터 53억원의 대선자금을 모금한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개입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수사도 서의원의 상부선인 이총재가 이를 알았는지 몰랐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은 “이총재가 10일 기자회견에서 ‘국세청 동원’사실을 강력 부인했으나 검찰수사에서 사실로 드러났다”며 “따라서 모금과정에도 이총재가 개입했을 것으로 보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리고 기자회견내용이 허위라면 이총재가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은 특히 지난해 대선 후보였던 이총재와 그의 핵심측근으로 기획본부장을 맡아 대선자금을 관리했던 서의원과의 ‘긴밀한 관계’로 미뤄 이총재의 사전인지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물론 이총재나 측근들은 이를 강력히 부인한다.

이총재는 여러 자리에서 “지난해 대선 당시 돈이 없어 내 집도 팔았고 정경유착방식으로 거금을 대줄 수 있다는 말까지 들었으나 거부했다”면서 개입의혹을 일축했다.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이총재가 서의원으로부터 그러한 모금사실을 보고 받은 것은 불과 일주일이나 열흘전쯤”이라며 “그 이전 이총재는 모금과정과 내용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는 “대선때 보니 이총재는 돈에 무관심한 스타일이었다”며 “모금 문제는 서의원과 그의 고교동창인 이석희씨 두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대선과정에서 이총재가 하도 돈에 관심을 갖지 않아 선거기획위의 기획본부장을 맡은 서의원이 혼자 이리저리 뛰어다닌 것은 당내 인사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이총재의 개입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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