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경제청문회 불응』…野민주계의원 초청만찬서 밝혀

  • 입력 1998년 9월 11일 19시 26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여권이 추진중인 경제청문회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김전대통령은 10일 저녁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 박종웅(朴鍾雄) 김무성(金武星) 정형근(鄭亨根) 권철현(權哲賢) 정의화(鄭義和)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부산지역 의원 6명을 상도동 자택으로 초청해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참석의원들이 전했다.

김전대통령은 ‘환란(換亂)’과 관련해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와 김인호(金仁浩)전청와대경제수석이 구속된데 대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현정부가) 내 주변사람들을 자꾸 잡아넣고 있는데 그럴 수 있느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전대통령은 또 “영호남의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집권한 것을 잘된 일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가는 것이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김전대통령 퇴임 후 민주계 의원들과의 첫 집단회동으로 김전대통령이 최근의 정국상황과 관련하여 현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함에 따라 한나라당내 민주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회창(李會昌)총재체제가 들어선 이후 민주계 일각에서 제4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하자는 구상이 제기되는 등 집단이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김전대통령과의 교감 여부도 주목된다.

한 참석의원은 이와 관련, “김전대통령 발언의 취지는 김대통령을 도와줄 수 없다는 결별의 뜻이 아니라 민주계가 김대통령을 도와줄 수 있는 여건을 여권이 조성해달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한편 김전대통령은 최근 국민회의에 입당한 서석재(徐錫宰)의원 등에 대해 “이들에 대한 부산지역의 여론이 좋지 않으며 이들의 정치생명은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지 않느냐”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고 참석의원들이 전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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