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귀 활짝 열겠다』…「제2건국」 기틀 마련

  • 입력 1998년 8월 18일 18시 5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전방위 의견수렴에 나섰다. 나라의 기틀을 다시 세우기 위한 국정의 총체적 개혁으로요약되는‘제2의 건국’ 선언을 국론화(國論化)하기위한작업이다.

우선 19일 저녁에 있을 국회 및 여야 수뇌부와의 만찬회동. 청와대는 ‘서리’꼬리를 뗀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를 축하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대화정치 복원을 선언적으로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를 통해 향후 정국운영과 관련한 메시지를 직접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난의 시기에는 야당도 정부와 여당을 도와줘야 한다는 게 ‘국민의 뜻’이라는 요지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여야간 쟁점이 되고 있는 경제청문회와 관련해 “국난의 원인을 규명, 교훈으로 삼자는 지향점은 여야가 다를 수 없으므로 누구도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서 이를 읽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치권 사정과 관련해서도 “국민의 정치불신이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갈수록 커지는 정치권사정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이날 낮에는 정계원로들과 만난다. 청와대는 ‘뒤늦은 인사’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상징적 의미를 간과할 수 없다.

김대통령은 이들 정계원로들에게 ‘제2의 건국’을 위한 지도와 성원을 당부함으로써 ‘제2의 건국’이 과거와의 단절이 아니라 ‘발전적 계승’임을 분명히 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음직하다. 현재 민간인 신분인 이들과의 만남은 정부의 개혁작업과 민(民)을 연결시킨다는 의미도 있을것으로 보인다. 이들 초청된 정계원로들 중에는 과거 김대통령과 정치적으로 소원한 관계에 있던 사람들도 다수 있어 화합의 의미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이 지난달 30일 4명의 전직대통령과 만난 것도 같은 취지였다.

김대통령은 나아가 ‘제2의 건국’을 위한 국민적 기반 조성을 위해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과의 폭넓은 대화를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체적 개혁을 선도할 국민운동기구의 발족을 전후해 특히 시민단체 인사들로부터의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예상된다.

김대통령은 3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에는 여야영수회담도 추진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관계자들의 얘기다.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은 “김대통령이 최근 새로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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