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광명乙]『이기면 光明 지면 暗黑』 불꽃접전

  • 입력 1998년 7월 6일 19시 56분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전광명시장이 출마한 경기 광명을 선거는 여러 측면에서 ‘7·21’ 재 보궐선거 가운데 최대 관심지역이다.

우선 중앙의 거물정치인과 전직시장이 맞붙은데다 성(性)대결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다 집권당의 2인자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출마한 조후보의 승패는 조후보 개인은 물론 당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의미가 더욱 크다.

조후보가 승리하면 당내 2인자로서의 위상을 어느 정도 굳히게 되지만 패배할 경우 지도부 개편론에 휘말릴 것이 확실하다. 또 당전체로도 승패에 따라 정국안정이나 개혁추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조후보가 “공동정부가 개혁과 정치안정에 주력하고 있으나 한나라당의 발목잡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개혁과 안정, 경제회생의 선도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이에 따라 국민회의는 조후보의 당선을 위해 거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도 조후보를 떨어뜨릴 경우 부수적인 정치적 효과가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전후보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후보가 낙선하면 그를 직접 선택한 김대통령의 지도력에 흠이 가는데다 여권의 경제정책 등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몰고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순(趙淳)총재가 “전후보가 당선되면 현정권의 경제 및 대북정책 혼선에 대한 민심의 심판을 의미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이한동(李漢東)부총재 등 당지도부와 경기지역 의원들이 대거 전후보 지원에 나선 것도 당의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광명을 선거구는 11만6천여명의 유권자 중 충청출신이 31%, 호남출신이 28%여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연합공천후보인 조후보는 이 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북출신인 전후보는 18%의 영남표와 함께 시장시절 포장마차 정리와 2개 고교 신설 등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여성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59%에 달하는 20,30대 유권자 표의 향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달 말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조후보가 전후보를 10%안팎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5일 후보 등록 직전의 여론조사에서는 전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조후보에 따라붙은 것으로 나타나 두후보간 우열은 막판에 가서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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