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회장 방북]무슨 선물 갖고 올까?

  • 입력 1998년 6월 16일 19시 30분


푸짐한 선물을 안고 북한에 간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명예회장. 23일 그는 무슨 선물 보따리를 안고 돌아올까.

가장 확실해보이는 것은 금강산 개발권. 금강산 개발은 89년 정회장이 처음 방북했을 때 북한측과 어느 정도 합의했던 사항. 당시 정회장과 북한은 “휴전선을 통한 금강산 관광을 연내에 가능토록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흐지부지됐다.

그러나 정회장은 금강산 개발을 이번 방북의 제1목적으로 밝혀 이 사업을 9년동안 결코 포기하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현대측은 “이르면 올 가을쯤 속초∼원산간 유람선을 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벌써부터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정회장의 요구대로 북한측이 금강산지역을 자유관광특구로 지정해줄지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편. 특히 북한이 최근 관광자원에 대해 적극 개발하는 쪽으로 전환했다는 점이 첫째 이유.

가스전 등 시베리아 공동개발권 확보 여부도 주목된다. 이 역시 89년 합의됐던 것.

정회장이 이 두가지를 모두 얻어내면 그의 오랜 포부인 남북한과 시베리아를 잇는 ‘동북아 3각 개발’ 구상도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회장의 방북은 또 한동안 막혀 있던 남북간 경제협력의 물꼬를 다시 터줄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그에 이어 다른 실향 기업인의 방북이 잇따르고 시들해진 남북경협이 대폭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기업에 한 돌파구를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회장 자신과 현대가 얻게 될 선물도 있다. 바로 재계에서의 자신의 위상과 현대의 입지 강화다. 정회장은 이번에 특유의 뚝심으로 판문점을 통한 방북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연출함으로써 문민정권 하에서 숨죽여 지냈던 기억을 떨쳐버리고 적잖은 ‘명예회복’을 한 셈이 됐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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