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6명 『탈당 신중히 검토중』

  • 입력 1998년 3월 29일 20시 04분


정계개편을 겨냥한 여권의 야당의원 영입작업이 구체화하면서 한나라당 탈당의원들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특히 ‘4·10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싼 한나라당 당권파와 비당권파간의 내홍(內訌)이 심화되고 있어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의 영입공세도 이번주를 고비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로 김종호(金宗鎬) 박세직(朴世直)의원에 이어 이신행(李信行)의원도 주초 한나라당을 탈당, 자민련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한규(金漢圭)전의원도 자민련 입당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이신행의원과 김전의원이 입당의사를 밝혀왔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번주 초 입당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본사가 탈당설이 나돌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 22명에 대해 본인이나 가족 측근들의 입장을 29일 전화취재한 결과 이신행의원을 포함, 6명이 ‘검토중’ 혹은 ‘입장정리가 안됐다’는 유동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탈당의원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자민련측은 28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물밑 영입교섭은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자민련 김창영(金昌榮)부대변인은 29일 성명을 통해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원치 않지만 자연스러운 정계개편을 인위적으로 막는 것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민회의도 수면 아래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회의는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김상현(金相賢)고문 한화갑(韓和甲)원내총무대행이 중심이 돼 개혁성향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의 수도권 초 재선의원들에 대한 접촉을 강화, 영입교섭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의석이 8석에 불과한 국민신당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노려 정계개편을 ‘측면지원’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신당은 “정계개편이 필요하다면 이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지 정치적 계산이나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정리, 박범진(朴範珍)사무총장을 대외교섭창구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국민신당은 한나라당 탈당의원들이 독자그룹을 형성할 경우 정책연합 등의 형태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박지원(朴智元)청와대대변인은 29일 “여야가 힘을 합쳐 경제살리기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인 만큼 야당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정계개편의 목소리가 너무 강하게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동관·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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