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제개편 공무원 7,762명 「실직태풍」 초긴장

  • 입력 1998년 3월 9일 19시 49분


정부의 장차관급 인선에 이어 이번주부터 새 정부조직에 따른 각 부 공무원과 안기부 군 검찰 경찰 재외공관장 등에 대한 대대적인 후속인사가 단행될 예정이어서 공직사회가 초긴장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헌정사상 최초의 여야간 정권교체에 따른 정무직 공무원들의 대거 퇴진과 7천7백62개의 자리를 없앤 직제개편으로 인한 공무원 감축, 이에 따른 연쇄이동으로 정부 수립이후 사상 최대규모가 될 전망이다.

행정자치부는 이번 인사에서 없어지는 자리와 함께 연쇄 인사를 감안할 경우 중앙의 일반공무원 9만여명 가운데 수만명이 이동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30여년동안 공직사회의 중심세력을 이뤄온 영남지역출신과 인맥이 퇴조하고 호남과 충청인맥 등 새로운 인물들로 상당수 대체될 것으로 보여 공직사회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행정자치부 고위관계자는 9일 “장차관을 제외한 각 부 공무원들은 현재 모두 법률상 무보직 상태”라며 “법률적 행정공백상태를 빨리 종결짓기 위해 금주중 실국장과 과장급까지 인사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신분보장이 되지 않은 1급들과 고위직 외무공무원들의 상당수가 퇴진하고 그 자리를 연쇄 승진인사로 메우게 돼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위공직자들이 일시에 대거 퇴직함에 따라 최고급 두뇌의 대량실직과 이로 인한 국가 인재의 사장(死藏)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또 고위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자리얻기가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푸념마저 나오고 있으며 정부조직법 개편에 따라 늦어도 내년 3월말까지 직권면직되는 공무원들은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총리실의 경우 구 공보처와 정무1장관실의 인력을 공보실과 정무비서실에서 흡수해야 해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공룡부처로 불리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던 옛 재정경제원은 조직해체와 함께 실업자 양산이란 우울한 뒤끝을 맞고 있다.

본부인원이 현행 9백93명에서 7백25명으로 2백68명이 줄게 되는 재정경제부는 감축인원 2백68명 가운데 1백49명만 신설된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으로, 11명은 외교통상부로 가게 돼 있어 결국 1백8명은 보직이 없는 형편이다. 물론 농림부나 해양수산부 등 다른 경제부처에서 일자리를 얻으면 되지만 현재로선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양기대·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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