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김병관회장 만찬]『총리인준 비밀재투표해야』

  • 입력 1998년 3월 7일 07시 37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6일 ‘김종필(金鍾泌)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문제로 인한 정국경색을 풀기 위해 여야가 전권을 위임받은 동수(同數)의 대표단을 구성, 대화로 현안을 풀자고 제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북풍(北風)조작사건’ 수사 등을 둘러싼 ‘정치권사정(司正)’ 논란과 관련, “과거 정권의 비리 의혹에 대해 진상규명은 하지만 표적수사나 정치보복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동아일보 발행인 김병관(金炳琯)회장을 청와대로 초청, 부부동반으로 만찬을 하면서 “여야 대치상황으로 국민 보기가 민망하다”면서 “하루 속히 정국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5대5든 6대6이든 여야 동수로 전권 대표단을 구성해 머리를 맞대 정국을 풀었으면 좋겠다”며 “야당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충정으로 대화에 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해 당3역회담 등 여야 중진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 뜻을 비쳤다.

김대통령은 “국난 타개를 위해 거대야당이 당분간은 (여당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집권 초기부터 야당이 이러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첫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시켜주고 잘못하면 불신임 등 다른 방법으로 견제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현 국가위기는 한나라당에도 책임이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 국민도 ‘김종필총리’를 지지하며 총리서리체제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것으로 나왔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대통령은 “총리임명동의안 투표과정에서 야당의 투표행태에 의혹이 있으므로 무기명비밀투표로 재투표를 하자는 것이고 그것이 나라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나는) 새 정부 각료들을 고건(高建)전총리가 제청하도록 하는 등 가능한한 시비의 소지를 없애려고 노력했다”며 “이제 총리임명동의문제만 해결하면 된다”고 동의안의 재투표를 거듭 주장했다.

김대통령과 김회장의 대화는 이날 오후 6시반부터 9시50분경까지 3시간 넘게 계속됐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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