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北風조작]權寧海씨 지시-묵인여부 최대관심

  • 입력 1998년 3월 6일 20시 22분


지난해 대선에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안기부의 ‘북풍(北風)공작’ 전모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안기부의 북풍공작 중 가장 큰 관심은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의 공작지시 여부 및 묵인 의혹. 한겨레신문이 입수, 보도한 ‘오익제(吳益濟)편지사건 관련 기본대응계획’이라는 안기부 내부문서에는 ‘당부(當部)’라는 표기가 등장한다. 이는 북풍공작이 안기부내 반(反)DJ인사들의 개인적 차원이라기보다 부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만일 안기부차원의 공작이 이뤄졌다면 권전부장이 이를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권전부장이 부하직원들의 공작을 소극적으로 묵인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풍공작에 1차장산하 101, 102, 103실장이 참여했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박일룡(朴一龍)1차장은 총괄책임을 면할 수 없다. 박차장은 92년 대선직전 터진 ‘초원복국집 사건’의 주역이기도 하다.

1차장 산하 임광수101실장은 실무팀(태스크포스)의 반장으로 활동하면서 홍보대책과 수사방향제시, 보고서작성 등을 지휘했으며 임경묵102실장은 정치권 언론 검찰 등 유관기관과의 연락망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97.12 대선당시 북풍사업 관련 내용’이라는 문서에 따르면 임실장은 평양방송의 오익제 기자회견 비디오테이프를 모방송사에 전달한 것으로 돼 있다.

고성진103실장은 지난해 12월6일 검찰청 기자실에서 오씨와 김후보의 연관관계에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회의측으로부터 고발당했었다.

그러나 이들 외에 2차장 및 3차장, 1,2,3특보실 산하 상당수 간부들이 ‘DJ죽이기’공작에 참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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