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組閣인선 어디까지 왔나?]요직「후보」 호남인사 많아

  • 입력 1998년 2월 19일 19시 41분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은 19일 출입기자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는 자리에서 “23,24일중 조각(組閣) 인선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취임식날인 25일에는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은 뒤 총리의 각료 제청 절차를 밟아 26일 내각 명단을 일괄발표한다는 것이다. 18일 자민련의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박태준(朴泰俊)총재와의 이른바 ‘DJT회동’에서는 구체적인 인선 얘기가 없었다고 김차기대통령은 거듭 강조했다. 기자들이 자꾸 인선 내용을 궁금해하자 “발표가 얼마 안남았지 않으냐”며 그냥 웃기만 했다. 그러나 인선 확정일까지 불과 3,4일밖에 안남은 사정을 감안하면 조각작업이 이미 상당 수준까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DJT회동’에서 최소한 주요 보직에 대한 인선과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맡을 부처에 대한 교통정리는 마무리되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김종필명예총재가 회동후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권위를 생각해서 꼭 양당 5대5 지분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는 대목. 회동 현장에서 세사람이 정부조직표 등을 앞에 놓고 대화를 나누었다는 전언도 이날 인선 논의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오갔음을 짐작케 한다. 이러다보니 한동안 여러 이름이 어지럽게 오르내리던 입각 후보 하마평도 이날 회동을 전후해 부쩍 정리되는 양상이다. 자리별로 대체로 2,3배 정도로 압축된 상태이다. 이들의 면면에는 몇가지 특성이 있다. 지역별로는 호남출신이 단연 많다. 특히 핵심 요직일수록 호남 인사의 비율이 높다. 한승헌(韓勝憲)변호사 조승형(趙昇衡)헌법재판관 이세중(李世中)전변협회장 신창언(申昌彦)헌법재판관 등 감사원장 후보 4명중 한변호사와 조재판관 등 2명이 호남출신이다. 이종찬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천용택(千容宅)국민회의의원 한광옥(韓光玉)노사정위원장 조재판관 등 안기부장 후보 4명중에서는 이위원장만 빼고 모두 호남출신이다. 법무장관 후보인 박상천(朴相千)국민회의원내총무 신건(辛建)전법무차관, 국방장관 후보인 천의원 임복진(林福鎭)국민회의의원 나병선(羅柄扇)전의원 오영우(吳榮祐)전1군사령관 등도 마찬가지. 또다른 국방장관 후보인 박준병(朴俊炳)전의원 장성(張城)비상기획위원장은 자민련이 미는 충청 출신이다. 경제 관련 부처의 경우는 한결같이 전문 관료 출신이 후보군을 이루고 있는 것도 한 특징이다. 재정경제부장관과 산업자원부장관 후보에 속하는 임창열(林昌烈)경제부총리 이기호(李起浩)노동부장관 이헌재(李憲宰)비상경제대책위실무기획단장 한덕수(韓悳洙)통산부차관 진념(陳稔)기아자동차회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에는 박정수(朴定洙)국민회의부총재와 김현욱(金顯煜)자민련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현직 외교관들이 후보군을 이룬다. 교육 문화관광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중에는 남성보다 여성들이 주축을 이룬다.주양자(朱良子)자민련부총재 박영숙(朴英淑)전평민당총재권한대행 이효재 전이화여대교수 장명수(張明秀)한국일보주필 송보경(宋寶炅)소비자를 위한 시민의모임대표 손봉숙(孫鳳淑)중앙선관위원 윤후정(尹厚淨)전 이화여대총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6월4일 실시 예정인 지방선거 출마자와 입각 후보가 겹치는 점도 이번 조각의 특징중 하나다. 안기부장 후보인 이종찬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통일부장관 후보인 정대철(鄭大哲)국민회의부총재, 노동부 또는 환경부 장관 후보로 꼽히는 이해찬(李海瓚)국민회의의원 등이 서울시장 출마와 맞물려있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 김차기대통령의 한 측근은 “조각인선이 늦어지는 이유중 하나가 지방선거 출마자들과의 교통정리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자치단체장의 경우 김차기대통령은 당선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후보들을 낙점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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