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민회의 자민련 국민신당은 23일 국회의원 1백70명에 대한 본보의 설문조사결과에 대해 당별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나라당은 당소속 의원 응답자(85명) 중 40%인 34명이 당론인 대통령중심제에 반대하고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필요성을 밝힌데 대해 적잖이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아직 권력구조 개편논의가 본격화하지는 않았지만 새정부가 개헌안을 발의하게 될 시점에 이르러 당내부에서 권력구조 개편논의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한 민주계 중진은 『당내에서 내각제 지지세력과 대통령제 지지세력간에 한판 대결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내다봤다.
○…국민회의는 내각제개헌에 대해 응답자의 60%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데 대해 『내각제 개헌논의는 그 시점의 여론추이에 달려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자민련과 내각제개헌을 합의한 상태에서 내각제개헌의 국회 발의는 그대로 추진한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국민회의의 한 의원은 『의도적으로 정계개편을 시도하기보다는 이질적인 세력이 뭉쳐진 한나라당의 분화(分化)과정이 정계개편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민련 당직자들은 DJP단일화 합의사항인 내각제개헌에 대해 국회의원의 60%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데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합의당사자인 국민회의 의원들 중 상당수가 부정적이라는데 못마땅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 『선거기간에 내각제문제가 집중적인 공격대상이 됐던 상황에서 당연히 부정적 시각이 많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시간이 흐르면 자연 정계개편도 이뤄질테고 생각들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신당은 의원의 60%이상이 내각제 개헌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데 대해 『현실적인 판단과 전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창우(李昌雨)부대변인은 『그같은 결과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개헌의석수가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내각제가 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당관계자들은 또 의원의 39%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른 최대요인으로 이인제(李仁濟)후보의 탈당으로 인한 여권표의 분열로 꼽은 데 대해 『국민신당이 오히려 일부 언론과 다른 후보측의 흑색선전 등으로 결정적인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원재·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