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주변표정]「예비 여당」에 줄대기 바람

  • 입력 1997년 12월 20일 20시 03분


「만년 야당」에서 「예비 여당」으로 변신한 국민회의 주변에는 벌써부터 관계 재계 학계인사들의 「줄대기」가 한창이다. 때문에 벌써부터 『권력이 좋긴 좋은 것』이라거나 권력무상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이미 시작된 줄대기의 대표적인 유형은 「보고서형」. 각종 현안에 대한 장문의 보고서를 들고 와서 『한번 읽어보고 정책에 반영해달라』고 부탁하는 식이다. 일부 기업체에서는 국민회의의 경제공약 가운데 자기들에게 불리한 정책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정리한 문건을 들고 와 『재검토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한다. 전남 출신 K의원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이름도 모르는 여러 연구소에서 「국제통화기금(IMF)체제 극복방안」 「향후 경제운영 방안」 등의 보고서를 10여권 가져와 설명을 한다기에 그중 내용이 괜찮아 보이는 2권만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노골적인 「인사청탁형」도 많다. 평소 안면 있는 친지 등이 찾아와 『이제 집권당이 됐으니 한번 봐달라』며 노골적으로 인사민원을 하는 경우다. 이들은 대개 선거 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연락 조차 없다가 선거에서 이기고 나니까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아무 이유없이 무조건 만나자는 사람도 적지않다. 서울지역의 H전의원은 『처음엔 「김대중(金大中)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말을 꺼내고는 용건도 밝히지 않은 채 일단 한번 만나기나 하자고 요구해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른 새벽부터 이런 전화가 몰려오는 바람에 잠을 못잘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기관장 자리가 공석인 정부 기관들로부터 『차기 기관장이 누구냐』는 문의전화도 쏟아지고 있다.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는 『특히 감사원이나 한국은행의 경우 과거 연줄을 총동원, 여러 채널을 통해 다각도로 문의를 하는 바람에 피곤하다』고 푸념했다. 중하위 당직자들도 「줄대기」대상에서 빠지지 않는다. 『○○○의원을 만나게 해달라』 『누가 실세냐』는 등의 문의가 쇄도 하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지역의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느냐」는 등의 정책사업 관련 민원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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