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이인제 사퇴공방…병무청직원,장남 고의감량면제폭로

  • 입력 1997년 12월 11일 10시 16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의 장남인 정연(正淵)씨는 고의감량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10일 현직 병무청직원이 폭로했다. 또 신장조작에 의한 병역면제 의혹을 받아온 이후보의 차남 수연(秀淵)씨는 이날 미국에서 귀국, 공개리에 키를 잰 결과 군(軍)신검기록(165㎝)과 비슷한 164.5㎝로 밝혀졌다. 정연씨 문제와 관련, 국민신당과 국민회의는 이회창후보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고 한나라당은 수연씨 키문제를 들어 이인제후보의 사퇴를 요구, 병역문제가 또다시 정치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서울지방병무청 직원 이재왕(李載汪·37·총무과 8급)씨는 이날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90년 11월경 서울병무청 소집과에 근무할 때 정연씨의 뉴욕주립대 동창인 이종육촌동생의 소개로 찾아온 정연씨가 병역면제문제를 상의해 왔다』며 『당시 몸무게가 55㎏정도였던 정연씨가 그후 2개월에 걸쳐 10㎏가량 몸무게를 뺀 것으로 안다』고 폭로했다. 이씨는 『91년1월 정연씨가 입영했다가 병역면제를 받고 돌아와 사무실을 찾아왔을 때 「처음에는 몸무게가 잘 빠지다 마지막 2, 3㎏을 남겨놓고는 힘들었다. 입영 1주일 전부터는 물만 마셨다」고 웃으며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정연씨가 솔직하게 사실을 털어놓을줄 알았으나 거짓말을 해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공개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왔다』며 『열흘전쯤 결심을 굳히고 국민회의에 전화를 걸어 공개의사를 전달했다』고 폭로동기를 밝혔다. 이씨는 『정연씨의 고의감량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갖고 있다』며 『한나라당측에서 부인할 경우 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신당 김충근(金忠根)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회창후보가 국방의무와 관련된 범법행위자임이 밝혀졌다』며 이후보의 양심고백과 대국민사죄 및 후보직사퇴를 요구했다.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도 『이후보 일족의 병역문란행위가 백일하에 드러난 만큼 이후보는 자신의 정치적거취를 결정하라』고 이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 한나라당,정연씨 90년말 美체류 ▼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선대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씨가 정연씨를 만났다는 90년10,11월 당시 정연씨는 미국의 펜실베이니아대학에 있었다』고 반박하고 근거자료로 법무부 출입국관리대장과 서울대병원 의무기록지(90년6월18일자)를 공개했다. 또 맹형규(孟亨奎)대변인은 『이씨가 거액을 받기로 하고 양심선언을 했고 11일 출국할 예정이라는 제보를 입수했다』면서 『우리당은 이씨의 출국금지를 검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연욱·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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