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찬종(朴燦鍾)고문은 언제까지 정치권의 「방랑자」로 남을 것인가. 박고문에게 쏟아지는 3당 후보진영의 「구애(求愛)」는 치열하다. 혼전양상을 보이는 부산 경남권(PK) 공략에 박고문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이회창(李會昌)후보가 지난 1일 밤 3당 후보 TV합동토론회가 끝난 직후 박고문의 자택인 돈암장을 직접 방문한데 이어 조순(趙淳)총재도 5일 오전 시내에서 박고문을 만났다.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진영에서도 한이헌(韓利憲)정책위의장 등이 이회창후보가 돈암장을 방문한 직후 박고문을 찾아가 이인제후보를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영남권 교두보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 진영에서도 박고문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3당의 치열한 구애에도 불구하고 박고문의 내심(內心)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박고문 측근들은 격론 끝에 「한나라당 잔류」로 의견을 모았으나 박고문의 심중은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는 설명이다. 측근들은 『아직도 이회창후보에 대한 감정적 앙금을 털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대선일이 다가오면서 향후 입지 등을 고려한 박고문의 결심이 조만간 가시화하리라 보고 있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