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가 골라주는 것이긴 하지만 김대중(金大中)후보의 패션감각은 젊은 사람 못지 않다는게 중평이다. 시장이나 공장을 방문할 때는 잠바를 입지만 TV토론회같은 곳에는 밝은색 넥타이와 양복, 양복앞주머니에 꽂는 손수건으로 젊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회의때는 셔츠차림에 멜빵을 매기도 한다.
다만 흥분하거나 연설에 열중할 때 손으로 탁자를 계속 치는 듯한 이른바 「칼도마 제스처」가 불쑥불쑥 튀어나와 측근들이 신경을 쓰고 있다. 「투사형」의 과격한 이미지를 준다는 것.측근들은 『그런 제스처를 자제하고 입가엔 웃음을, 그리고 때로는 파안대소하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건의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자연스럽다. 이에 대해 박선숙(朴仙淑)부대변인은 『오히려 부끄러워하는 듯한 미소가 더 솔직해 보이지 않느냐』고 말한다.
아직도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설복하려 하는 「교사형」 「목사형」 모습이 남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풍부한 속담 비유 역사적 사례 등을 들어가며 청중을 사로잡는 것은 장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밖에 과거 유권자에게는 「카리스마」가 강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으나 최근엔 TV토론의 영향 때문인지 카리스마를 지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설명이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