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민주당 합당]『趙총재,그리 급합니까』거센반발

  • 입력 1997년 11월 10일 20시 02분


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민주당의 조순(趙淳)총재는 10일 함께 산업현장을 방문하려 했다. 이 행사는 전날 부부동반 조찬에서 이총재의 요청을 조총재가 받아들여 이루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총재의 이같은 구상은 민주당내 반발로 무산됐다. 이부영(李富榮)부총재는 그 얘기를 듣자마자 『민주당후보가 엄연히 있는 상태에서 그런 공동선거운동이 가능한 일이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또 권기술(權琪述)의원도 『당의 공식기구를 통한 논의도 없고 후보사퇴서 제출도 없이 일방적으로 타당과 합당을 합의하고 타당 후보를 돕겠다는 것은 당헌을 위반한 해당행위』라고 조총재를 몰아붙였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조총재는 일정을 취소했다. 자칫 12일의 합당 관련 당무회의 의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결국 이총재는 혼자서 서울의 한 아파트형 공장에 다녀왔다. 두 총재는 10일로 예정했던 공동기자회견도 이의 제기에 부닥쳐 유보했다. 모두가 합당에 대한 민주당내 반발 기류 때문이다. 특히 조총재가 그동안 보인 독단적 「스타일」이 이같은 해프닝의 근인(根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 안팎의 지적이다. 한 당직자는 『왜 며칠을 못기다리고 사서 분란을 일으키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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