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JP,문중행사 가던길 나란히 앉아 말없이 쿨쿨

  • 입력 1997년 10월 16일 20시 18분


후보단일화 협상시한을 눈앞에 두고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가 16일 김해 김씨 가락국 시조대왕 추향대제(秋享大祭)에 나란히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은 공항귀빈실과 비행기내, 행사장까지 줄곧 동행했다. 양측의 수행 의원들이 의도적으로 두 사람의 동석(同席)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항귀빈실에서 의례적인 인사를 한 것 외에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기내에서도 옆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고공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김종필총재가 줄곧 잠을 청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 김총재는 15일 강릉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한 뒤 16일 오전3시경귀경,피로가 풀리지 않았다고 측근들은 밝혔다. 두 사람은 수로왕릉이 있는 김해 숭선전(崇善殿)에서 나란히 제복(祭服)에 관모(冠帽)를 쓰고 조상에 대한 예(禮)를 올렸다. 또 전국에서 모인 김해 김씨 문중 종손 1천여명 앞에서 즉석 연설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정치적 발언은 피한 채 『가락국의 역사를 정사(正史)에 기록해야 한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어 등단한 김영준(金榮俊) 가락 김씨 중앙종친회장은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가 왔습니다. 모두 단결합시다』라고 짤막하게 말한 뒤 두 김총재의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문중 식구들은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와』하며 박수를 쳤다. 한가지 주목할 만한 대목은 추향대제 직후 예정됐던 두 사람의 대선출정 고유제(告由祭)가 무산된 점. 김종필총재의 요청으로 생략했다는 후문이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도 『후보단일화를 앞두고 두 사람이 함께 고유제를 올려 조상님들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해석했다. 〈김해〓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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