ＤＪ비자금說 폭로 姜총장，청와대와 사전교감 있었을까？

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정치권안팎에서 널리 알려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측근 인사다. 강총장 자신도 「김심(金心)」에 정통한 여권의 핵심임을 스스럼없이 말한다. 이 때문에 강총장이 「DJ(국민회의 김대중총재)비자금」을 폭로하고 나서자 신한국당내에서는 『대선을 불과 70여일 앞둔 상황에서 터져나온 「메가톤급」 폭로가 과연 김대통령과의 사전조율없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분석이 주류를 이룬다. 또 발표자료가 구체적인 계좌 등 자금이동경로를 담고 있는 점도 사전조율설을 뒷받침한다. 청와대를 정점으로 한 검찰 국세청 등 관련기관들의 협조없이 그런 자료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DJ의 비자금관련 부분은 청와대에 의해 이미 작년말 상당부분 포착된 내용으로 김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며 『강총장은 이같은 자료에 살을 붙여 「물건」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견해도 없지 않다. 즉 비슷한 유형의 「DJ파일」이 여권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폭로를 「김심」과 직접 연결하는 분석은 지나치다는 얘기다. 이같은 폭로가 곧바로 결국 92년 대선자금문제로 이어져 김대통령에게 불똥이 튈 것이 뻔한 상황이라는 점도 반론의 근거중 하나다. 신한국당내 민주계의 한 의원은 『최근 김대통령은 수감중인 현철(賢哲)씨에 대한 생각으로 주변 참모들에게 자주 짜증을 낼 정도로 심기가 불편한 상태』라며 『이런 판국에 김대통령이 이같은 폭로정국을 구상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과거의 정치자금조성문제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얻을 수 있는 「다목적 이익」을 노린 당의 독자적 판단에 의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발표 당시 자료준비과정이 전적으로 강총장을 중심으로 한 당내 인사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말한다. 아무튼 「20억원+α」설로 DJ를 집중 공격, 「4.11」 총선을 치러낸 강총장은 이젠 말을 바꿔 이총재의 방패로 나서 또다시 DJ 공격수 역할을 자임한 셈이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