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정국」 초반의 최대 관심사는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총재와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의 2위다툼이고 이는 영남표와 영남정서의 향배가 결정적 작용을 할 것이라는데 이설이 없다.
두 후보는 전통적으로 여권성향이 강한 영남지역에서의 기선잡기가 여권의 대표성을 확보, 분산된 여권표를 결집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사력을 다하고 있다. 즉 무주공산(無主空山)인 영남지역에서의 우위확보는 당장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의 집권을 저지할 수 있는 중심인물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92년 대선에서 부산 경남과 대구 경북 등 영남권을 통틀어 김영삼(金泳三)민자당후보는 투표인수의 68%의 표를 얻었고 반면 김대중(金大中)민주당후보는 10.0%의 표를 얻었다.
또 당시 영남지역에서 두 김후보의 득표수 차이는 4백5만여표로 총 득표수 차이인 1백93만여표의 배이상 돼 영남표가 대선의 승패를 갈랐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이총재와 이전지사가 영남지역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마다 이 지역에서의 지지율 1,2위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기는 하나 차이는 모두 오차범위 한계 내에 있다.
또한 각종 여론조사결과 두 후보 모두 이 지역에서 아직은 20%대의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 영남표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후보가 없고 김대중국민회의총재의 지지율이 다소 오르고 있는 점이 92년 대선 때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각 후보 진영은 현재의 지지율 분포보다는 지지율의 변화추이에 더욱 의미를 두고 있다. 분명한 것은 영남지역에서 이전지사의 지지율하락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영남표 이탈이 이전지사 지지율하락의 주요인중 하나인 셈이다. 그렇다고 이 지역에서 이총재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정치권에선 대체로 영남표가 대선 막판에 특정후보에게 몰릴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여당후보인 이총재가 유리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영남표의 응집력은 92년 대선 때에 비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막판까지 선택을 유보하는 부동층이 많아 기권율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