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李대표 돕자』 모처럼 「훈풍」

  • 입력 1997년 9월 27일 20시 20분


與 초선의원 조찬모임
與 초선의원 조찬모임
신한국당의 집안싸움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단 정리국면에 들어선 느낌이다. 범주류의 「선(先)단합 후(後)대책논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수습움직임도 부쩍 활발해졌다.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후보교체 운운하는 것은 당인(黨人)으로서의 정도(正道)가 아니다』는 범주류의 논리가 비주류의 공세를 둔화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범주류 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10월 한달은 힘을 합쳐 뛰어 보자』고 말한다. 후임대표 내정자인 이한동(李漢東)고문과 김윤환(金潤煥)고문, 김덕룡(金德龍)의원 등이나 이회창(李會昌)대표를 지지해온 개혁성향의 초선의원중 일부도 목소리가 같다. 아무튼 「이대표를 돕자」는 분위기가 당내에 확산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대표가 주재한 27일의 초선의원 조찬모임 분위기도 근래에 보기 드물게 화기(和氣)가 넘쳤다. 이대표와 초선의원들이 서로 『내 탓이오』라며 결속을 다짐했다. 이고문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당내에 특별한 거부세력이 없는 자신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 계파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 단합을 호소하고 있다. 또 김덕룡의원은 27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후보교체 불가론」을 피력했고 현정부에서 공직을 맡았던 박관용(朴寬用)의원 등 12명도 26일 모임을 갖고 경선승복 서명작업에 착수하는 등 이대표를 측면 지원하고 나섰다. 그러나 범주류가 시한으로 정한 「10월말」 이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치적 입지에 따라 생각과 지향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개혁성향의 초선의원들 중엔 특히 김고문의 행보를 미심쩍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김고문은 이대표를 밀다가 안되면 신한국당 간판아래 민정계를 모아 차기정권에서 야당을 해보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반면 민정계는 개혁성향의 초선의원들과 민주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인제(李仁濟) 신당」과의 합당론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현재 신한국당의 내분은 「잠복단계」로 보는 게 보다 정확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이대표의 후보사퇴를 주장해온 비주류인사들의 입장이 바뀐 것도 아니어서 아직은 불안정한 상태다. 범주류의 총력 대응이 오히려 이들의 초조감을 부추겨 후보교체 공론화를 위한 「거사(擧事)」 시기를 앞당길지 모른다는 관측도 무성하다. 또 후보교체 공론화가 벽에 부닥칠 경우 이들중 일부는 10월10일을 전후해 단계적으로 탈당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실정이다. 전당대회 후 신한국당의 전도(前途)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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