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한국당내에서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당 총재직을 이양하는 30일 이당의 진로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즉 이 행사가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입장에서 볼 때는 당체제정비와 결속의 전환점이지만 비주류쪽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거취를 결정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9.30」 전당대회를 앞둔 양측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대표측은 총재직을 넘겨받는 전당대회에서 후임대표를 선출한 뒤 당을 일사불란한 새 총재 체제로 개편하고 지지도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또 몇가지 정책공약발표 등 복안도 마련중이다.
그러나 서석재(徐錫宰) 서청원(徐淸源)의원 등 비주류쪽의 민주계 인사들은 김대통령이 총재직을 내놓는 순간 「인간적 부담」을 벗고 자유롭게 결단을 모색하기가 용이해진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심지어 10월초 「거사설(擧事說)」마저 나돈다.
이수성(李壽成)고문도 최근 만난 한 정치권 인사에게 『전당대회 전에는 움직이기 어렵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총재직을 이양하면 자유의 몸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 진영은 훨씬 공격적이다. 안양로(安亮老)대변인은 『30일의 총재직 이양을 전후해 민주계 등 현역의원들이 신당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며 신한국당 사무처요원 상당수도 이미 참여의사를 표명해왔다』며 계속 교란작전을 펴고 있다.
「양날의 칼」로 비유되는 총재직 이양이 이대표에게 보약이 될지, 아니면 비주류 민주계에 「해방공간」을 제공하게 될 지의 여부는 결국 9월말∼10월초 민심의 향방에 의해 좌우될 것 같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