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캠프 표정]고민…또 고민…「오락가락 되풀이」

  • 입력 1997년 9월 12일 20시 07분


이인제(李仁濟)경기도지사는 12일 경기 수원시의 도지사 공관에서 측근의원 등과 연쇄회동, 자신의 거취를 놓고 막바지 협의를 벌였다. 이지사는 그러나 「독자출마」와 「당내 잔류」를 둘러싸고 계속 고민만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야회의로 잠도 제대로 못잔 이지사는 이날 오전 도지사 공관에서 김운환(金운환) 김학원(金學元)의원 등 핵심측근의원과 30여분간 의견을 교환했으나 거취에 대해 최종결심을 하지 못했다. 이들 두 의원은 이지사에게 『이회창(李會昌)대표의 후보교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당에 남는 것이 좋다』며 출마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운환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얘기를 했는데 잘 안 된다. 이지사가 나가면 당이 깨지는 것 아니냐. 본인이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사는 최근 자신의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는 청와대와 당 사회개발연구소의 여론조사결과를 보여주면서도 『아직 결정을 못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지사는 오후에 기자들과 공관 뜰에서 30여분간 간담회를 가졌으나 『출마를 결심하는데 고민되는 요소는 당』이라고 말할 뿐 명쾌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지사는 『정치세계는 역동적이며 규범과 약속이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경선승복에 큰 무게를 두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는 또 『최종 결심은 내가 내리겠지만 두 김의원과 원유철(元裕哲)의원 등 현역 삼총사와 협의하겠다』고 밝힌 뒤 이들 세 의원과 협의를 계속했다. 세 의원은 이지사의 출마에 대해 계속 신중론을 폈다. 2시간 동안의 협의를 마친 이들은 모두 심각한 표정이었으며 한 의원은 『가닥을 잡고 있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지사 측근은 『출마결심을 굳힌 이지사와 당잔류론을 내세우는 현역의원들간의 의견절충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이지사가 자신의 거취를 좀처럼 결정하지 못하면서 이날 오후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하루 연기하자 「청와대 외압설」이 나도는가 하면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약속을 했다가 어기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11일 밤 이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출마를 말린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이지사는 『사실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으나 측근들은 『이지사가 작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지사는 자신이 오락가락하고 있음을 시인하면서 『내가 우유부단한 사람처럼 비쳐 손해를 많이 보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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