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둔 야권내 최대 화두(話頭)는 「정권교체」다.
물론 정권교체는 어느 대선에서나 야권의 지상목표였다. 그러나 야권이 유독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헌정수립 이후 50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도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나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는 후보단일화를 매개로 마침내 숙원을 이룰 기회가 왔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또 20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趙淳(조순)서울시장도 다자구도에 따른 집권가능성을 나름대로 자신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 본격화할 후보간 합종연횡의 향배가 결정적 변수가 되겠지만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이 야권의 시각이다.
야권이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근거는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가 역대 여당후보 중 최약체라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역대 여당후보들은 각종 지지도조사에서 선두를 빼앗긴 적이 없었다. 반면 이대표는 객관적으로도 아들병역면제 공방을 계기로 처지기 시작해 아직도 이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또 초유의 여권분열이라는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가 독자출마를 결심, 다자구도가 더욱 분명해지면 여권으로서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이지사가 출마하지 않더라도 후보경선의 후유증으로 여권의 결속도가 최악의 상태이기 때문에 야권의 기대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지방자치제 실시와 국민의식의 성숙 등으로 인해 여당프리미엄으로 여겨졌던 관권 및 금권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야권이 꼽는 긍정적 상황변화다.
그러나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이 넘어야 할 장애물 또한 적지 않다. 우선 조시장의 출마로 인해 야권표가 어느 정도 분산될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물론 「DJP단일화」의 성사여부는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선거막판에 야권의 「대통합」을 이뤄낼 수만 있다면 정권교체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후보들이 마지막까지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