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趙시장,상반된 「병역해법」…아들들도 『父子同色』

  • 입력 1997년 8월 19일 19시 51분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와 민주당 「예비 대선후보」인 趙淳(조순)서울시장이 공교롭게도 아들들의 병역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대표는 두 아들 모두가, 조시장은 네 아들 중 장남과 차남 그리고 4남이 병역을 면제받았다. 하지만 이들의 병역면제 사유나 이에 대처하는 두 사람의 대응방식은 판이하다. 이대표는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두 아들의 병역면제의혹이 불거져 나온 뒤 지금까지도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제기도 「타의(他意)」에 의해 쟁점화됐고 이대표도 아들의 병역기피의혹에 대한 해명을 국방부 자료나 법조문에 의존했다. 하지만 이대표 아들의 병역공방을 지켜봤던 조시장은 선수(先手)를 쳤다. 아들의 병역문제를 끄집어 낸 사람은 바로 조시장 본인이었다. 「할테면 해보라」는 식의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자세였다. 병역문제의 당사자인 아들들 역시 「부자동색(父子同色)」이었다. 이대표 장남 正淵(정연)씨와 차남 秀淵(수연)씨는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공개해명을 하지 않았다. 이대표 역시 이를 만류하는 입장이었다. 이대표는 지난달 31일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 문서를 작성, 보관해온 국방부나 병무청이 해명할 문제』라며 아들의 직접해명에 소극적이었다. 반면 조시장은 지난주 미국 시카고에 살고 있는 장남 淇松(기송)씨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나서서 해명할 수 있겠느냐』고 의사를 타진했다는 후문이다. 부친의 흉중을 파악한 기송씨는 즉시 귀국해 18일 시장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을 비롯한 3형제의 병역면제 사유를 밝혔다. 아들의 병역문제를 대하는 이대표와 조시장의 태도가 이처럼 다른 것은 두 사람의 성격차이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근본적으로는 병역면제사유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많다. 이대표 아들의 경우 뚜렷한 병력(病歷) 없이 체중이 급격하게 줄어 의혹을 사고 있지만 조시장의 장남과 4남은 2차 성징(性徵)이 나타나지 않는 「칼만스 신드롬」으로, 신검당시 1m58에 42㎏이었던 차남은 체중미달로 병역을 면제받아 사유가 비교적 납득할 만하다는 것이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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