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김종필총재 추진 「진보단체접촉 행보」 갈등

  • 입력 1997년 8월 5일 20시 09분


「진보를 포용하는 보수」라는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金鍾泌(김종필)총재가 추진해온 진보적 사회단체 방문일정이 당내 논란을 빚고 있다. 자민련 사무처는 일명 「대중속으로」 프로젝트 아래 김총재가 환경운동연합 여성단체연합 등 진보성향의 사회단체를 잇따라 방문, 정책간담회를 갖는 일정을 추진해 왔다. 또 호응이 좋을 경우 전국연합 민가협 등 재야단체까지 만날 계획이었다. 이는 「수구(守舊)정당」이라는 이미지를 탈피, 당의 색깔을 보수와 진보의 「접점」에서 찾아보려는 의도에서다. 자민련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연말 대선과 무관하지 않다. 자민련도 보수층의 지지를 받곤 있지만 대체로 보수 안정희구세력은 친여(親與)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야당인 자민련으로서 보수층보다는 진보층을 공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계산을 한 것이다. 그러나 당내 일부인사들은 김총재의 「좌향좌(左向左)」행보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鄭石謨(정석모)부총재 李東馥(이동복)총재비서실장 등은 『보수단체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진보단체만 챙겨서는 안된다』며 「균형」을 요구했다. 「원조보수」의 기득권을 소홀히 하면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도 놓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는 물론 구여권인사들과의 접촉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무처는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 당초 접촉대상으로 삼았던 20여개의 진보단체의 수를 줄이고 보수단체방문도 별도로 추진키로 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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