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무회의 편갈라 막말 공격…분위기 시종 험악

  • 입력 1997년 6월 25일 20시 18분


25일 열린 신한국당 당무회의는 신한국당의 내분이 갈데까지 갔음을 여실히 보여준 자리였다. 이날 당무위원들은 서로 편을 갈라 李會昌(이회창)대표의 대표직 사퇴문제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고 한때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주요당직자들의 당무보고에 이어 비공개토의가 시작되자 먼저 朴世直(박세직)위원이 『지금 당내 분란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분파행동을 일삼고 있는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에 있다. 그런 단체는 해체토록 결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정발협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徐勳(서훈)위원이 『박위원의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서위원은 『어떻게 정발협의 움직임만 두고 가타부타하느냐. 이대표가 대표직을 고수하면서 또 경선주자로서 뛰고 있기 때문에 당이 쪼개질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대표의 대표직 고수와 세몰이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쏘아붙였다. 서위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李相得(이상득)위원이 매우 상기된 표정으로 『말을 아껴서 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고 정발협 공동의장인 徐錫宰(서석재)위원이 『무슨 말을 아끼라는 거냐』고 맞받아치면서 회의장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당무위원들의 언쟁을 지켜보던 朴寬用(박관용)사무총장이 마침내 『총재의 지침에 입각해 불공정사례가 있다면 모두 경선관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 우려되는 사태가 없기를 엄중 경고한다』며 엄포를 놓자 뜨겁게 달아올랐던 회의장 분위기가 겨우 가라앉았다. 마지막으로 논란의 당사자인 이대표는 『모든 것이 나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다 풀어버리자』라면서 서둘러 회의를 끝냈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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