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씨 탈당거론/與주자 반응]『정발협과 교감없나』

  • 입력 1997년 6월 18일 20시 07분


신한국당의 李壽成(이수성)고문이 18일 오후 갑자기 기자회견을 갖고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사퇴를 강도 높게 요구하면서 「탈당」 문제를 거론하는 등 「극한 용어」까지 동원하자 각 경선주자 진영은 그 배경을 탐색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특히 각 주자 진영은 이날 오전 당무회의에서 이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당내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의 徐淸源(서청원)간사장과 이고문 사이에 「교감(交感)」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대표 진영은 정발협과 이고문의 「교감」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보였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서의원의 당무회의 발언이나 이고문의 기자회견 모두 의외』라며 양측의 사전교감을 거친 공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회창 대세론」이 굳어가고 있는데 초조감을 느낀 이고문이 서의원의 당무회의 발언을 듣고 「정발협 거들기」 차원에서 갑자기 기자회견을 가진 것 같다는 뜻이다. 이대표 진영은 그러나 이고문이 「탈당」을 거론한 데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高興吉(고흥길)특보는 『탈당하겠다고 말한 것이 아닌 이상 공식적으로 대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으나 다른 측근은 『당의 고문 위치에 있는 사람이 섣불리 탈당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경선주자로서 신중치 못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정발협은 이고문과의 사전 교감설을 강력 부인했다. 서의원도 이날 오후 정발협 사무실에서 김운환 의원 등과 함께 이고문의 기자회견 소식을 듣고 『예고도 없이 갑자기 무슨 기자회견이냐』며 의아해했다. 정발협의 한 핵심인사는 그러나 『만약 이대표의 사퇴문제 때문에 경선후유증이 생긴다면 모든 책임은 이대표에게 있다는 점을 미리 못박아 두려는 뜻이 아니겠느냐』면서 이고문의 「탈당하고 싶은 심경」이라는 발언에 무게를 두는 반응이었다. ○…朴燦鍾(박찬종)고문과 金德龍(김덕룡)의원측은 이고문의 발언에 대해 심정적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박고문측은 『이대표의 대표직 고수로 불공정 경선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고, 김의원측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고문의 기자회견으로 「탈당 논의」가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박고문측은 『이대표가 즉각 사퇴, 당내분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의원측도 『이대표는 이미 사퇴시기를 놓친 것 같지만 우려할 만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대표직 사퇴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일부 주자들의 탈당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눈치였다. 반면 李漢東(이한동)고문과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 측은 이대표 사퇴요구에는 동의하면서도 탈당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이지사의 한 측근은 『이고문이 탈당 운운한 것은 당고문으로서 할 얘기가 아니다』며 『어떤 경우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당인의 참된 자세』라고 말했다. 〈김창혁·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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