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인사들은 대통령후보가 되기 위해 쟁투(爭鬪)를 벌이고 있는 신한국당 대선후보들의 「앞날」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3일 사견(私見)을 전제로 국민회의 간부 10명과 자민련 간부 8명에게 물어본 결과는 일반 국민들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었다. 요약하면 李會昌(이회창)대표보다는 李壽成(이수성)고문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고 이고문은 야권에도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인식이었다.
우선 야권인사들의 답변을 중복집계했을 때 13명은 이고문이, 6명은 이대표가 신한국당 대선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후발주자인 이고문의 경선승리 가능성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수위를 지켜온 이대표보다 높게 본 것이 특징이다.
정당별로는 국민회의 인사중 7명은 이고문이, 4명은 이대표가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자민련 인사 중 6명은 이고문이, 2명은 이대표가, 2명은 李漢東(이한동)고문이, 1명은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가 각각 경선에서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야권인사들이 이고문의 승리가능성을 더 높게 보는 가장 큰 이유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의중과 정치발전협의회 등 민주계 인사들의 성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고문이 결국은 김심(金心)과 민주계의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이대표가 갖지 못한 부드러운 이미지와 김대통령에 대한 충성심, 특유의 친화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국민회의의 한 인사는 『여권의 대선전략은 영남과 호남의 대결구도를 다시 만들어 이용하는 것』이라며 『이같은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TK(대구 경북)연고를 내세우고 있는 이고문이 이대표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당 인사들은 본선에서도 이고문이 이대표보다 버거운 상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무응답자 1명을 제외한 17명 중 11명이 이고문을 「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머지 6명만이 이대표를 여권의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답변했다.
정당별로는 국민회의 답변자 10명중 6명이 이고문을, 4명이 이대표를 강적으로 꼽았고 자민련 응답자 7명 중 5명은 이고문, 2명은 이대표라고 응답했다. 자민련 응답자 중 영남권 출신 3명(정상천 이정무 안택수)이 이고문을, 충청권 출신 2명(한영수 조부영)이 이대표를 강적으로 꼽은 사실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국민회의측은 이고문이 후보가 될 경우 포항 보선에 출마한 朴泰俊(박태준)씨가 이고문측에 합류할 가능성을 우려했고 자민련 인사들은 TK표의 이탈을 가장 걱정했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