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리스트 기소」김상현의장, 구명운동 나서

  • 입력 1997년 5월 23일 07시 52분


한보에서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22일 불구속기소된 국민회의 金相賢(김상현)지도위의장이 여야를 넘나들며 「구명운동」에 나섰다.

김의장은 이날 오후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를 만나 『검찰수사에서도 내가 받은 돈은 대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국회차원의 대응을 요구했다.

김의장은 金守漢(김수한)국회의장과도 만나 이번 사안에 대해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김상현의장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자신의 문제에 대해 자발적으로 진상조사를 요구하면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조사위를 구성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의장은 이날 오후 金大中(김대중)총재를 아태재단으로 찾아가 『총무에게 국회차원의 진상조사위를 구성토록 지시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의장은 『내가 감옥에 갔을 때도 묵묵히 뒷바라지를 했던 집사람마저 한보사건 이후에는 「정치를 그만두라」고 말했다』며 『이번 문제의 진상을 밝히는데 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평소 사석에서는 김대중총재를 「형님」이라고 부르는 김의장은 김총재에게 「애교섞인」 주문을 하기도 했다.

김의장은 『대의원들이 이번 총재경선에 출마해 김총재의 위상을 더욱 높여줬으니 「사쿠라」 노릇을 한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며 『경선을 치르느라 빚을 많이 졌으니 갚아달라』고 말해 김총재가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김총재도 『이번 경선운동하던 힘으로 검찰과 싸우면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농담으로 받았다.

김총재는 이어 『이번 경선에서 김의장은 두가지 실수를 했다. 하나는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경선제를 주장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민련과의 연대를 원하는 대의원들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라고 한 수 지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총재도 『당의 명예도 있는데 총무에게 국회의장을 면담토록 하겠다』고 말해 김의장문제를 그냥 넘기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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