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김대중총재에 당선축하 이례적 직접통화

  • 입력 1997년 5월 20일 12시 02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20일 오전 金大中(김대중)총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金총재의 대통령후보와 총재 당선을 축하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두 사람간의 직접 전화통화는 지난 95년 9월 金총재가 정계복귀후 국민회의를 창당했을 때도 없었던 것은 물론 金대통령 취임후 전례가 없는 일로 알려졌다. 金대통령은 전화통화후에는 다시 姜仁燮(강인섭)정무수석비서관을 직접 一山 金총재 자택으로 보내 축하난을 전달토록 해, 축하인사에 성의를 다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姜수석은 이날 응접실에서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이 배석한 가운데 金총재와 10여분간 대화를 나눈 뒤 다시 15분정도 서재에서 金총재와 단독밀담을 나눴다. 아마도 賢哲씨 문제나 大選자금 문제등 최근 정국수습을 위한 金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고 金총재의 답변을 받아간 것으로 짐작된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측에선 『좋은 일 아니냐』(朴智元기획조정실장)『與野관계가 그동안 너무 살벌했는데 진작 與野관계가 이랬어야 한다. 金대통령이 이제 평상심을 회복하고 정국수습을 위한 것으로 보여 환영한다』(金榮煥정세분석실장) 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金총재의 한 측근은 『정국수습을 위한 것이라면 좋은데 金대통령은 아쉬울 때면 金총재를 찾는다』며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金대통령의 휴전제의」등 구구한 억측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 『金대통령이 金총재와 大選에서 경쟁하는 것도 아닌 홀가분한 입장에서 옛 정치동지에게 축하인사를 한 것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金총재 자택 응접실 대화에서 姜수석은 『金대통령이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라고 했다』 『어제 전당대회 개표결과 발표를 TV를 통해 시청하고 보고드리니 「축하인사를 하고 행운을 빈다는 말을 전하라」고 했다』 『賢哲(현철)씨가 사법처리된 17일 경황이 없는 가운데도 대통령이 전당대회 축하 화환을 보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해 金대통령의 「성의」를 거듭 강조했다. 姜수석은 또 『어제(19일) 金총재의 연설을 보니 건강이 아주 좋아 年富力强하신것 같다』고 金총재에게 덕담을 하기도 했다. 특히 賢哲씨 문제와 관련 姜수석은 『(대통령을)옆에서 뵙기에는 참 민망하다. 이제 좀 평정심을 찾은 것 같다. 아들 문제는 이미 오래전에 결심한 것 같다』고 金대통령의 최근 심경을 전했다. 姜수석은 이와함께 『대통령은 물러나실 때가 가까워지고 있으니 마음을 비우고 계신다. 매사에 그런 심정을 갖고 임하는 것 같다』고 전했는데 이는 金총재가 金대통령에게 제기하고 있는 공정한 大選관리등의 요구에 대한 간접 답변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金대통령과 金총재간의 전화 통화내용과 관련해 金瑢泰(김용태)청와대비서실장은 『두 분 사이에 무슨 얘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며 언급을 회피했고, 특히 「통화중 영수회담 얘기도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영수회담은 검토해본 일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두 사람간 약 2분간의 통화에서 축하와 안부인사를 나누는 가운데 金총재가 金대통령 가족의 안부를 물으면서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고 국민회의측이 밝혀, 賢哲씨 문제와 연계시키는 시선도 있다. 이날 金대통령이 전화한지 30분이 지난후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도 金大中(김대중)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축하 인사를 전하고 전당대회 당일 金총재가 연설하는 것을 TV로 지켜봤다며 덕담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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