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지사 시민토론회]『내 사전에 「次次期」 없다』

  • 입력 1997년 5월 7일 20시 01분


신한국당의 최연소 대선주자인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는 7일 시민대토론회에서 「황소같은 힘」을 거론하며 세대교체를 역설했다. 그러나 그는 현역지사로서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것을 문제삼는 질문이 쏟아지자 곤혹스러워 했다. ○…지사직 사퇴나 대권포기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지사는 『미국도 주지사가 대선에 당선된 뒤 지사직을 그만두고 취임한다』는 논리를 전개하며 도지사 사퇴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그는 『토론회장에 올 때 무슨 차를 이용했느냐』고 되묻자 『관용차량을 이용했다. 경선운동을 할 때는 별도의 차량을 이용하는데 오늘은 비서관이 준비를 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다소 당황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지사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개혁정책과 관련, 『군사권위주의의 모순구조를 혁파하는 과정에서 저항이나 능력부족 등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개혁의 방향이나 대의는 옳았다』고 변호했다. 패널리스트들이 계속해서 『김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을 하려다 권력을 독점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사는 金賢哲(김현철)씨와의 관계와 대선자금문제 등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철씨와는 여럿이 모이는 자리에서 네차례정도 만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대선출마는 독자적인 결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철씨의 구속문제에 대해서는 『검찰조사에 따라 일반인과 똑같이 처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 그는 『5년전 그 당시의 정치문화 수준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정치권이 이번 대선을 깨끗하게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사는 『95년10월 김대통령이 「깜짝 놀랄만한 후보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는데 대통령으로부터 무슨 언질을 받은 적은 없느냐』고 묻자 『깜짝 놀란 것은 바로 나였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다른 질문자가 『부인이 경기도의 힐러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경기도의 힐러리가 아니라 한국의 힐러리라고 하지 않느냐』고 되받는 여유를 보였다. 그는 「영입파」 대선주자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에 조심스럽다』면서도 『정치는 민심의 바다에 배를 저어가는 것과 같다. 경험없는 사람들이 잘 끌고 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그러면서 『차차기라는 말은 내 정치사전에 없다. 끝까지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못박았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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