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20일 입국…比경유 망명요청 67일만에

  • 입력 1997년 4월 20일 16시 30분


북한 노동당의 黃長燁 前국제담당 비서(74)가 한국으로의 망명요청 67일만인 20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黃씨는 그동안 망명에 성공한 북한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이다. 黃씨는 측근인 조선여광무역연합총회사 金德弘 前총사장(59)과 함께 필리핀을 떠난 지 3시간여만인 이날 오전 11시39분 한국과 필리핀 양국 관계자들이 동승한 가운데 에어 필리핀 전세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일원에 대한 삼엄한 경계경비로 긴장감이 팽팽한 가운데 黃씨 일행을 태운 특별기가 도착하자 필리핀 보안당국의 호송책임자인 리바르네스 중장이 항공기 트랩밑에서 가디아 駐韓 필리핀대사에게 黃.金 두 사람의 신병을 인계했으며, 이어 가디아 대사는 영접행사장에 나온 李丙琪 안기부 2차장에게 이들의 신병을 넘겼다. 행사장에는 黃씨의 평양상업학교 동창인 劉彰順 前통일부총리와 全仲潤 이북 5도민회장, 林魯春 平商 동창회장등이 미리 나와 黃씨 일행을 맞았으며 黃씨가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김일성대학의 제자인 玄成日 崔수봉, 崔世雄-申영희씨 부부는 黃씨에게 환영의 꽃다발을 증정했다. 黃.金씨는 도착직후 공항에서 망명동기와 경위 및 심경 등을 담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각각 낭독한 뒤 간단한 기자회견을 거쳐 곧바로 관계기관 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공항을 떠나 安家로 옮겨졌다. 黃씨는 안가에서 종합건강진단을 받은 뒤 관계기관의 조사를 거쳐 내달 중순께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망명 동기와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지난 1월말∼2월초 일본 방문을 마치고 2월11일 귀국하기 위해 북경에 도착한 黃씨가 다음날인 12일 자신의 심복인 金씨를 대동하고 駐中 한국총영사관을 찾아 망명을 요청하자 중국 당국과 외교교섭을 벌인 끝에 제3국을 통해 黃씨를데려오기로 합의했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달 18일 黃씨를 필리핀으로 옮기고 그동안 필리핀 정부의 보호아래 한국行을 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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