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심경 고백]『매일 기도』 국정운영 자책감

  • 입력 1997년 4월 16일 20시 12분


지난 2월25일 대국민성명 발표이후 「침묵」을 지켜오던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모처럼 입을 열었다. 김대통령은 16일 오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 최근 시국상황과 관련해 고통스런 심경을 털어놓았다. 김대통령은 한보사태와 차남 賢哲(현철)씨의 국정개입의혹 등으로 빚어진 난국에 대해 『지금처럼 나라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할 때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비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대통령은 특히 『오늘의 어려움 앞에서 분노하고 허탈해하며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다』며 『대통령으로서 아침 저녁 하나님앞에 엎드려 이 나라를 지켜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한 참석자는 『김대통령의 이날 고백은 당시의 「초심(初心)」을 잊고 곧바로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펴 민심이반을 가져온 것을 자책하는 소리로 들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숙연하고 침통한 분위기속에 진행된 이날 기도회에서 김대통령은 평소 즐겨쓰는 「위기는 동시에 기회」라는 문구를 사용하며 난국타개의 각오를 다지는 등 스스로 힘을 얻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아직 여론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으나 「정국 반전(反轉)」을 통해 주도력을 회복하려는 의욕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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