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의원 「현철씨 측근」질타…차별화겨냥 전략발언

  • 입력 1997년 3월 19일 19시 54분


[정연욱기자] 신한국당의 金德龍(김덕룡)의원이 19일 공개석상에서 金賢哲(김현철)씨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의원은 이날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도산아카데미초청 강연을 통해 현철씨 개인의 책임문제도 거론했지만 현철씨를 등에 업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한 사람들을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김의원은 『문민정부 출범이후 권력을 탐하는 정치인, 물불 가리지 않는 관료,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제인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현철씨는 그런 것을 감내했어야 했다. 그러나 사회경험이 부족한 젊은 그는 견뎌내지 못했다. 그런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만류한 사람은 누구며 그로부터 단물을 다 빨아먹고 지금은 사라져버린 사람들은 누구인지 짚어봐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평소 말을 극도로 아끼던 김의원의 이날 발언내용을 둘러싸고 정치권안팎에서는 여러가지 풀이가 나오고 있다. 김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측근이지만 현철씨와의 불화설은 김대통령 취임직후부터 여권내 정설이었다. 당시 김의원은 현철씨를 외국으로 내보내자고 직언했다가 김대통령에게 크게 질책을 당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현정부 초대 정무1장관 재직 때에도 『국정운영을 비선조직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현철씨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고 이 때문에 여권내 입지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따라서 김의원이 이같은 전력을 지렛대로 삼아 『나는 다른 대통령측근과는 다르다』는 식의 「차별화전략」으로 현정국의 소용돌이에서 비켜나고, 더나아가 대선예비주자로서의 이미지도 유지해보자는 의도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정치권내에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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