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광풍]자민련은 「無風」지대…김종필총재 『느긋』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3분


[이철희 기자]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는 12일 당무회의에서 한보사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요즘 김총재는 마치 「먼 산의 불구경」하듯 한보사태를 대하고 있다. 김총재는 한보여파로 곤경에 처한 국민회의와의 야권공조에도 선을 긋고 있다. 김총재는 11일 국민회의와의 합동의원총회 직전에도 『임시국회 조기소집이라는 하나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의총의 합동결의문 채택에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 이런 기류는 12일 당무회의에서도 나타났다. 『국민회의의 독점적인 투쟁에 우리가 들러리를 서는 것이냐』(李元範·이원범의원) 『합동의총에서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의원의 신상발언을 우리가 왜 들어야 했느냐』(曺馹鉉·조일현당무위원)는 발언이 그것이다. 이런 태도는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金大中(김대중)총재의 「진흙탕 싸움」에 끼어들어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총재가 한보사태에 대해 공격적 발언을 피하면서 『모든 문제는 국회에서 풀어야 한다』 『의원내각제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선에 머무르는 것도 반사이익에 대한 나름의 계산에서 비롯된 듯하다. 그러나 이런 자세는 「한보태풍」의 유탄(流彈)에 대비한 「수세적 보호막 치기」라는 시각도 정치권 일각에 살아있다. 김총재가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과의 「30년 인연」을 스스로 털어놓은 것도 그런 맥락일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까지는 소속인사가 검찰수사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우리 당도 한두명은 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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