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광풍/김내무-황의원 반응]『할말없다』 망연자실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2분


○…한보비리사건 피의자로 12일 검찰에 소환된 金佑錫(김우석)내무부장관은 이날 오전 장관실에서 집무 중에 전화를 통해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고 망연자실한 표정. 김장관은 이날 오전8시50분경에 출근, 30여분 동안 간부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등 평소처럼 업무를 보던 중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자 어디론가 몇차례 전화를 건 뒤 오전 10시10분경 집무실을 빠져나와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전날까지도 일관되게 한보관련설을 강하게 부인해오던 김장관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지금 이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만 대답. ○…현직 내무부장관으로는 처음으로 구속될 가능성이 높은 김장관의 검찰소환소식이 TV뉴스를 통해 전해지자 실국장급 간부들은 물론 일반직원들도 일손을 놓은 채 삼삼오오 모여서 『소환이 곧 구속을 의미하느냐』 『돈을 받았다면 얼마나 받았느냐』 등을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 참석했던 한 국장은 『장관이 호남지방 폭설 피해상황을 보고받으면서 피해규모를 일일이 물어보는 등 검찰소환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었다』면서 『그동안 일부 언론에 장관이름이 영문 이니셜로 거론되기는 했지만 설마했는데 이처럼 전격소환될 줄은 몰랐다』며 놀라는 표정. 한 간부는 또 『현직장관, 그것도 공무원사회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현직 내무부장관이 수뢰혐의로 구속될 경우 공무원사회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불신감이 극도로 팽배해질 것 같다』면서 염려하기도 했다. 黃秉泰(황병태)국회재정경제위원장은 검찰출두에 앞서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보비리연루 여부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침통한 표정이었다. 황위원장은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에 대해서도 『지금 내가 정총회장을 안다고 말하거나 모른다고 얘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계속 직답을 피했다. 그러나 황위원장의 측근들은 『황위원장이 재경위원장이긴 하나 그간 중국대사로 장기간 국내에 없었고 현정부의 실세도 아니어서 한보측이 로비를 할 만한 대상이 아니지 않느냐』며 결백을 주장하기도. 이들은 특히 『한보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洪仁吉(홍인길)의원의 구속만으로도 안되니까 황위원장을 끼워넣기식으로 부른 것 같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원재·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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