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쓰레기반입 실태]北,폐기통조림 가공배급

입력 1997-01-24 20:14수정 2009-09-2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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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哲 기자] 북한이 지난 93년말부터 비밀리에 여러 나라의 생활쓰레기와 산업폐기물을 대량으로 반입, 매립해왔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이는 한반도 일부가 이미 「세계의 쓰레기장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 이를 원상복구하려면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들 것임을 예고하기도 한다. 북한이 이처럼 각종 폐기물을 들여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외화를 벌기 위해서다. 만성적 식량난과 원자재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으로든 외화를 벌어들여야 한다고 북한은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종 폐기물의 반입에 따른 후유증이 북한사회에서 이미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당국의 비공식자료에 따르면 이들 생활쓰레기와 산업폐기물을 묻는 매립지의 지하방수처리가 전혀 돼 있지 않아 썩은 물이 취수원으로 흘러들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샘물과 약수터가 크게 오염돼 주민들이 악성 피부염과 괴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은 재생불가능한 반입쓰레기를 무리하게 재생해 사용하는 바람에 또다른 후유증도 앓고 있다. 북한은 95년말 중국으로부터 유효기간이 6개월∼1년이상 지난 수십t의 식료품을 수입한데 이어 95년에는 프랑스로부터 폐기처분상태에 있던 수백t의 통조림을 수입해 재사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에서 구입한 식료품의 일부는 유효기간표시를 제거한 뒤 국영상점과 외화상점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판매했으며 프랑스에서 들여온 통조림은 재가공해 95년 2월 원산시주민에게 배급했다. 이 때문에 통조림을 먹은 원산시 주민의 상당수가 식중독과 알레르기성 피부병을 앓아 1주일에서 한달정도씩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당국은 폐기물수입 및 이에 따른 환자발생 사실을 비밀에 부치고 발설자를 「체제위해자」로 몰아 처벌하면서 폐기물반입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귀순한 金慶鎬(김경호)씨 일가족의 증언으로 볼 때 북한주민들은 각국의 쓰레기가 북한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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