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광산서 「노예노동」』…귀순자 이순옥씨 폭로

  • 입력 1996년 12월 24일 07시 50분


지난해12월 아들과 함께 귀순한 이순옥씨는 23일 70년대초반 온성군일대 탄광지대에 수백명의 국군포로들이 이주해온 것을 직접 목격했다며 이들중 3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씨는 이날 출간된 「꼬리없는 짐승들의 눈빛」이라는 수기에서 고향인 함북 온성군 풍서리에서 함께 살던 경상도출신 김경조씨와 충청도출신의 이종구씨, 온성탄광에 살던 충청도출신 김종운씨 등 3명이 국군포로였다고 밝혔다. 이씨에 따르면 70대초반의 김경조씨는 경상도 해변마을 출신으로 고향에 부인과 두 아들이 있다고 했으며 북한에서는 자식 네명이 딸린 월남가족 과부와 결혼해 살고 있다. 60대 초반인 이종구씨는 『군에 입대하는 것을 부모님들이 반대했는데 결국 전쟁포로가 돼 불효를 저질렀다』며 술만 마시면 통곡하곤 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또 온성탄광 후광부에서 일을 한 김종운씨는 『고향의 마누라는 결혼식때 신은 백고무신을 안고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백고무신 영감」으로 통했다는 것. 이씨는 국군포로들은 휴전후 수용소에 감금된 후 60년대말에서 70년대초 탄광이나 임산사업소 벌목공으로 배치받아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文 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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