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특수계층 잇단 脫北]체제 버팀목까지『흔들』

  • 입력 1996년 12월 8일 19시 56분


「文 哲기자」 보통 북한주민들의 탈북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특수계층인사들의 북한탈출이 잇달아 주목된다. 올해만 해도 잠비아주재 북한대사관 현성일서기관부부, 미그기를 몰고 온 이철수공군대위, 과학자 정갑렬과 방송작가 장해성씨 등 「특별한」 북한주민들이 귀순했다. 최근에는 사회안전부안전원 최영호씨가 김경호씨 일가 16명을 도와 함께 북한을 탈출했으며 국가보위부요원이자 노동당지도원으로 활동했던 유봉남씨도 한국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씨와 최씨의 탈출은 난민성격이 짙은 일반주민들의 탈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들은 북한주민에 대한 철저한 통제를 통해 북한체제를 떠받치는 버팀목 역할을 해온 특수기관 요원이기 때문이다. 국가보위부와 사회안전부는 한국의 안기부와 경찰에 해당하는 조직. 국가보위부는 김정일체제를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감시기관으로 정치사찰이 주임무다. 국가보위부는 국내에서는 당정간부와 일반주민은 물론 조선인민군과 같은 특수기관에까지 조직을 만들어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펴고 있으며 해외에 살고 있는 북한주민들도 감시한다. 특수계층인사들이 개인적인 동기에 의해 탈북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경제난과 식량난에 따른 일반주민들의 동요가 적지않은 영향을 줬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북한을 탈출한 김경호씨 일가는 국경지역 마을마다 탈출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믿는 사람끼리는 귀엣말로 탈출정보를 주고받는 상황이라고 진술했다. 따라서 이들을 감시해야 하는 국가보위부나 사회안전부 요원들은 아무리 강력히 통제해도 주민들의 동요를 막지 못한다는데 절망감을 느낄 것이며 유씨처럼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신상문제까지 겹치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탈출을 시도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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