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외무회담 의미]정상회담 앞서「대북공조 틈」좁혀

입력 1996-11-22 20:13수정 2009-09-27 12:2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마닐라〓方炯南기자」 韓美(한미)양국은 24일의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정책에 대한 「확고한 공조」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2일 柳宗夏(유종하)외무장관과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의 회담에서 이미 재확인됐다. 이로써 지난 9월 북한 잠수함침투사건 발생이후 「이견→확고한 공조→공조 균열」을 거치며 부침(浮沈)해온 양국의 대북정책이 일단 안정을 되찾을 것 같다. 그러나 양국이 이처럼 외형적 틀에 견해를 같이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북한을 다루는 방법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여 한미공조가 어느때보다 취약하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한미가 극복해야 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22일 외무장관회담에서 양국은 4자회담을 적극 추진하되 잠수함사건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데 합의했다. 잠수함사건이 해결돼야 4자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합의다. 그러나 잠수함사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는 구체적 문제에 들어가면 양국의 생각은 조금씩 달라진다. 한국측은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있어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유장관은 외무장관회담에서도 이를 거듭 밝혔다고 외무부당국자가 전했다. 이에 비해 발표는 없었지만 미국은 4자회담의 성사와 제네바핵합의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조속한 사건해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양국이 검토중인 북한측 사과의 수준과 내용 및 형식도 쉽지 않은 과제다. 한국정부는 기존방침을 고수해야 한다는 부담 이외에 강경한 국민여론을 의식하고 있다. 북한의 판문점 연락사무소 폐쇄조치에서 보듯 한국의 여론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은 잠수함사건 발생초기의 입장을 이미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개인자격의 방문이라지만 25일로 예정된 빌 리처드슨하원의원의 방북은 중요한 정책변화다. 북한도 이를 미국의 태도가 변했다는 징표로 활용할 것이다. 이런 바탕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빌 클린턴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이 양국의 이런 차이를 포함한 실질문제를 깊게 다루지 않은 채 「한미공조」만 강조한다면 그것은 공허해질 수도 있다.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