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신한국대표 국회연설 요지

  • 입력 1996년 10월 22일 20시 06분


북한경제의 완전한 파탄, 그로 말미암은 북한주민의 뼈저린 고통은 새삼스레 설명 할 필요도 없다. 이런 북한을 지탱해 주는 힘이 남아있다면 군사력과 「절망적 위기감은 어떠한 선 택도 가능케 한다」는 일견 모순된 「절망의 힘」이다. 미국은 북한에 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미국이 냉전시대에 개발한 전쟁억제 논리와 전략을 북한에 적용하도록 계속 설득해야 한다. 경찰의 대공수사력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안기부법개정이 필요하다. 이를 반대 하는 사람들이 권위주의시대 안기부의 권력남용에 의한 폐해를 상기하는 것은 이해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같은 상황에서 그게 가능하겠는가. 당면한 경제의 어려움은 단순한 경기순환으로 설명될 것이 아니다. 뒤떨어진 경제 구조가 국제경쟁을 심하게 흔들고 있다는 진단이 더 설득력이 있다. 무엇보다 금융 산업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금융은 「기관」이 아니라 「산업」이어야 한다. 노동비용의 안정은 노사관계의 안정에서 비롯한다.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제도 못지않게 올바른 정서가 중요하다. 기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동체적 정 신이다. 21세기 기술패권시대에 대비, 정부와 기업은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늘려 야 한다. 교육은 국민의 역량을 평준화하기보다 각자의 지적 창의력을 길러주는 교 육이 돼야 한다. 각 분야에서 특별한 소질을 지닌 영재를 키워야 한다. 공정거래 없는 규제완화는 시장을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지배하는 정글로 만들어버 린다. 대기업 경영의 투명성은 공정거래의 핵심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수반하는 위험요소에 대한 우려는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우려가 우리가 직면한 시대적 요청에 대한 결단을 주저하게 해서는 안된다. 나는 이 문제를 국가의 위기관리능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생각하고 있다. 통일과 선진화에 따르는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선진국들의 이해와 협조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OECD가입은 일종의 국제보험가입이다. 환경은 오늘날 「안심하고 사는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다. 지역이기주의 에 얽매여 이런 문제의 해결을 늦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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