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파문]권병호씨 『서울 숨어있다 겁나 북경行』

  • 입력 1996년 10월 21일 21시 01분


李養鎬전국방장관의 군사기밀유출 및 뇌물수수 의혹사건이 표면화된 뒤 미국으로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던 權炳浩씨는 21일 돌연 북경에 나타나 일부 방송기자를 만났 다. 그는 감색 줄무늬의 남방셔츠와 흰바지 차림이었으며 인터뷰 내내 몹시 떨고 있 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된 모습이었다. 다음은 권씨와의 일문일답. ―대우중공업으로부터 받은 돈은 전부 얼마인가. 『당초 20억원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3억원을 먼저 건네준 대우측이 4억원을 깎 자고 해서 결국 16억원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먼저 받은 3억원은 누가 가졌나. 『내가 대우측으로부터 3억원을 받아 李전장관에게 1억5천만원을 줬다. 작년 3월2 0일 타워호텔에서 돈을 나눴는데 그때 李전장관은 운동복 차림으로 나왔다』 ―나머지 13억원이 李전장관에 전해진 경위를 자세히 말해달라. 『작년 11월28일 대우중공업 정호신전무와 석진철사장을 조선호텔 나이트클럽 입 구에서 만났다. 이때 두사람이 잔금 17억원중 4억원을 깎자며 13억원을 李전장관에 게 직접 전달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왜 나를 통해 지불하지 않느냐고 항의했었다』 ―지금 말한 부분을 녹음해 뒀다고 했는데 녹음테이프는 어디있나. 『내 회사원이었던 이남희씨와 강상무에게 맡겨놨는데 이들이 李전장관과 이 테이 프를 가지고 거래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盧素英씨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줬다는 게 사실인가. 『92년 李전장관으로부터 대장진급 청탁용으로 3천6백만원을 받았다. 이 돈으로 집사람이 다이아 목걸이와 반지를 구입해 李전장관 부인과 함께 워커힐커피숍에서 盧씨를 만나 전달했다』 ―盧씨가 반환했다는데…. 『盧泰愚전대통령이 구속된 후인 작년11월 盧씨가 집으로 찾아와 「아버지도 구속 돼 문제가 될 것같다」며 李전장관에 되돌려 주라면서 돌려줬다』 ―그동안 어디 있었나. 『서울에 있었다. 언론에 사건이 대서특필돼 겁이 났다. 19일 동경으로 가려다 항 공편이 오후에나 있어 북경행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떠나왔다』 權씨는 서울에 들어 가 진상을 밝힐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명예회복을 위해 서울로 들어갈 수 있다 』고 말했다가 잠시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아내가 구속장면을 보면 심장마비로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北京〓 黃義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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