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이던 태권도 대표 자키아 쿠다다디(23)가 육상 대표 호사인 라술리(24)와 함께 아프간을 탈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두 선수는 24일 막을 올린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정권을 잡으면서 원래 출국 예정일이던 16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떠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쿠다다디는 이후 여러 채널을 통해 자신들이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하던 상태였다.
크레이그 스펜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대변인은 25일 “많은 이들이 두 선수를 안전하게 대피시키려고 노력했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두 사람은 현재 안전한 장소에 머물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 장소가 어디인지는 말해줄 수 없다. 이는 스포츠가 아니라 한 사람의 목숨과 안전에 관계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IPC는 개회식이 열리기 전 두 선수가 이번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경기를 치를 수 있을 만큼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스펜스 대변인은 이날도 “두 선수가 엄청난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사실을 모두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 둘에 대한 심리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안전한 곳에서 다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자세한 내용에 대해 함구하는 걸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쿠다다디가 출전하기로 되어 있는 도쿄 패럴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K44등급 첫 경기는 9월 2일 열리지만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편 호주 ABC 방송은 “호주 정부가 아프간 여자 축구 선수를 포함한 50명 이상의 여자 스포츠 선수와 그들의 가족을 탈출시켰다”고 전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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