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83·사진)가 사재 7억 원을 모교에 기부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북 익산 이리공고 동문(10회 졸업)인 박 전 총재는 최근 이리공고의 기림장학재단에 장학금으로 7억 원을 전달했다.
박 전 총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오래전부터 회고록 등을 통해 내 재산은 자녀에게 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 정리하는 차원에서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리공고뿐 아니라 공고가 전반적으로 취직도 잘되지 않고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럴수록 후진 양성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 전 총재는 2011년에도 재산 사회 환원의 첫 이행으로 모교인 전북 김제 백석초교에 사재 5억 원을 들여 공부방과 영상학습실이 있는 2층짜리 도서관을 지어줬다. 고향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는 현실을 보고 초교 기부를 결심했다. 이번에는 남은 재산을 모아 고교에 기부한 것. 이리공고는 학내에 박 전 총재가 기념식수한 꽃밭 주위로 ‘박승동산’을 조성해 그를 기리기로 했다.
전형적인 ‘시골수재’형인 박 전 총재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이리공고에 진학했다. 이후 서울대 경제학과에 들어간 그는 1961년 한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딴 뒤 중앙대 교수, 금융통화위원,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건설부 장관, 한은 총재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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