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이 정도일 줄은… 돕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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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화가가 그린 北감옥 그림 40점… 민주평통 이집트지회 카이로서 전시
관람객들 “너무 끔찍하고 불쌍해”

이집트 여대생들이 8일 카이로 한국학교에서 열린 북한 인권 실태 전시회에서 수감자들의 참상을 그린 작품을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이집트 여대생들이 8일 카이로 한국학교에서 열린 북한 인권 실태 전시회에서 수감자들의 참상을 그린 작품을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정말 사람이 이렇게 산다고요? 너무 끔찍해요.”

이집트 대학생 바스말 씨(21·여)는 8일(현지 시간) 수도 카이로의 한국학교 강당에서 열린 북한 인권 실태 고발 전시회에서 안타까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창살에 갇힌 한 북한 수용자가 쥐라도 잡아먹기 위해 부스러기로 유인하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었다. 그 옆에는 굶주린 개 여러 마리가 몰려들어 수용자들을 물어뜯고 있는 모습이 전시됐다. 아인샴스대 한국어학과 학생인 바스말 씨는 북한에 대해 알고 싶어 이번 전시에 참가했다가 끔찍한 인권유린 실태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이집트지회 주최로 7, 8일 열린 이번 전시회는 탈북자들이 감옥에서 치렀던 각종 고초를 그림으로 생생히 표현한 작품 40점으로 꾸려졌다. 탈북자들의 구체적인 증언을 듣고 같은 탈북 화가들이 직접 그려 생생함을 더했다. 이집트인과 한국인 300여 명이 몰렸다.


작품에는 북한 수용소 고문도구의 정확한 형태와 길이, 폐타이어로 만든 신발, 볏짚으로 만든 수용소 구조 등 구체적 사실들이 표현돼 있었다. 나체 여성들이 피를 흘리며 간수들에게 학대당하는 모습, 피골이 상접한 죄수들이 쌀 한 줌을 배급받는 현실, 팔다리를 천장에 묶어 U자로 휘어지게 한 뒤 자행되는 ‘비행기고문’ 장면 등 수용소의 잔혹한 실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집트인 메르나 씨(21·여)는 굶주림에 시달린 한 수감자가 독초인 박새 풀을 뜯어먹다가 구토하는 장면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수감자 옆에는 박새 풀을 먹은 개가 죽어 있었다. ‘산나물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이라는 표어 아래 죄수들이 먹고살기 위해 산에서 나무껍데기를 채취하는 모습을 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메르나 씨는 “북한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서 같은 사람으로서 도와주고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조경행 민주평통 이집트지회장은 “이번 전시가 북한의 혈맹이었던 이집트에 북한 인권 실태를 정확히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자평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탈북화가#카이로 한국학교#북한 인권 실태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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