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英여왕, 독감 걸려 크리스마스 여행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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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단체 후원자 자리서도 물러나

 고령에도 왕성한 활동을 벌여 온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사진)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버킹엄 궁은 21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엘리자베스 여왕과 에든버러 공작(필립 공)이 심각한 감기에 걸려 샌드링엄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90세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95세의 남편 필립 공은 매년 크리스마스에 잉글랜드 노퍽 주 북서부 마을인 샌드링엄의 왕실 별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여왕 부부는 올해 크리스마스 연휴 때에도 샌드링엄 별장에서 지내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 44분경 런던 킹스크로스역에서 킹스린행 기차를 탈 예정이었다. 경찰과 당국자들은 런던 킹스크로스역에서 여왕 부부가 도착하기를 기다렸으나 갑작스레 일정이 취소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생존한 세계 최고령 재위 군주로서 세계 각국을 누비며 영국의 공적 업무에 관여해 온 ‘장수의 아이콘’이었다. 여왕이 건강한 이유는 2002년 101세로 사망한 어머니의 장수 DNA를 타고났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여왕의 건강에 이상 신호들이 나타났다. 올해 5월 여왕은 갑작스럽게 몸 상태가 나빠져 제1차 세계대전 관련 행사 참석을 취소했다. 2013년에도 위장염 증세로 예정됐던 로마 방문을 취소했다. 2014년 196회였던 공식 일정도 2015년에 177회로 줄였다. 다섯 살 많은 남편 필립 공의 건강도 좋지 않다. 2011년엔 심각한 가슴 통증으로 쓰러져 헬기에 실려서 병원으로 이송된 뒤 동맥경화 수술을 받았다.

 고령을 의식한 듯 여왕은 올 연말 세이브더칠드런 등 25개 단체의 후원자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20일 보도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엘리자베스 2세#영국 여왕#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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